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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 여행/산티아고 순례길 후기

[산티아고 순례길 후기10-2] 라 리오하(La Rioja) 지방, 로그로뇨(Logroño) 2일차!

by 완자야 2024.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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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2023년 10월 ~ 11월에 부부가 같이 다녀온 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길)의 기록입니다.

그 당시 틈틈이 적어두었던 기록과 기억을 토대로 순례여행 중에 있었던 일들과 당시 저희들의 느낌을 솔직하게 담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순례길을 준비하는 예비 순례자분들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고자 필요한 정보들을 정리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저희들의 인생에서 값지고 소중한 시간들이었던 이번 순례여행의 기록들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글이 제법 길기 때문에 후기글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읽으시길 권합니다.

도움이 될 만한 정보성 내용들은 볼드체(굵은 글씨)와 명조체의 푸른색 글씨로 표기해 놓았습니다. 
정보가 필요하시다면 볼드체와 명조체의 푸른색 글씨 부분들 위주로 참고하세요.

그럼, 오늘도 부엔 까미노!

 
 
 

산티아고 순례길 후기, 라 리오하, 로그로뇨

 
 
 
2023년 10월 21일(토)
오늘은 어제에 이어 로그로뇨에서의 둘째날 입니다.  저희는 대도시에 머무를 때마다 연박을 하며 휴식을 가졌습니다.  오전에는 데카트론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고, 오후에는 맛있는 점심식사와 휴식을 그리고 저녁에는 패밀리들과 저녁 식사를 가졌습니다.  오늘 저녁식사는 생장에서부터 시작해서 함께 걸어온 저희 패밀리의 정신적 지주이신 '선생님'과 함께 하는 마지막 식사였습니다.
 
 
 
 
아침 8시 45분에 눈을 떴습니다.  아내도 저도 밤새 한 번도 깨지 않고 9시간을 잔 겁니다.  정말 말 그대로 ㄱ꿀잠을 잤습니다.  컨디션이 아주 개운합니다.  따뜻한 온수샤워를 하고, 호텔에서 도보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데카트론에 갔습니다.  아내의 발가락 양말과 편하게 쉴 때 입을 수 있는 바지, 등산스틱 고무꼭다리(고무캡), 그리고 제 티셔츠를 샀습니다.  사진을 찍어놓은게 없어서 구글에서 캡처한 이미지를 올립니다.


*로그로뇨 데카트론: 매장 규모는 상당히 컸고, 직원들은 정말로 친절했습니다.  데카트론 직원들이 대체로 다들 친절했던 것 같습니다.  좋았던 점은 팜플로나 데카트론에서 구매 후 받은 Tax Refund 서류 기록이 데카트론의 전산에 그대로 남아 있어서, 이름만 입력하니 로그로뇨 데카트론에서는 더 간편하게 Tax Refund 서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유럽(파리와 스페인)에서의 짧은 제 경험으로는 데카트론이 유럽에서 제일 일처리를 잘하고 직원도 친절한 것 같습니다.
 
매장위치는 로그로뇨 중심가에서 제법 멀어서 걸어가기엔 다소 부담이 되는 거리에 있으니, 묵으시는 숙소에서의 이동방편에 대해 미리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동행 순례자들 몇 명이서 같이 택시를 타고 이동하면 좋을 듯 하네요.  부르고스에는 데카트론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있었는데 로그로뇨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매장위치: https://maps.app.goo.gl/tGcQ8fVeNxKopE966)


 
 
몇일전부터 날이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호텔까지 걸어오니 썰렁합니다.  그때 호텔 길 건너편에 굉장히 반가운 단어가 눈에 들어옵니다.  Logrono Thai. 그곳은 바로 저희가 스페인에서 처음 발견한 태국 식당이었습니다.  평소 태국음식을 좋아하던 저희에게는 얼마나 반가운 곳이었는지 모릅니다.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였습니다.
 
 
 
간단하게 먹기로 하고 몸을 데우기 위한 똠양 수프(Tom yum Soup)를 하나 시키고 아내가 좋아하는 파타이(Phat thai)만 시켜서 같이 나눠먹기로 합니다.  그런데 한입 먹으니 너무너무 맛있습니다.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더 배가 고파오는 듯합니다.  추가로 새우 어묵 튀김을 하나 시키고, Green Curry(매운 닭고기 카레)도 하나 시킵니다.  그리고 입가심으로 망고 찹쌀밥을 하나 더 시킵니다.  시원한 콜라도 한 병 들이킵니다.  너무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맛있는 태국 요리 몇 가지에 천국을 맛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희에게 서빙을 해준 분이 여기 사장님이라고 합니다.  친절한 미소의 이 식당의 주인장이신 Mr. Vira씨는 라오스 인(人) 아버지와 태국 인(人)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태국인이고 모든 요리는 Vira씨의 아내가 주방에서 직접 요리한다고 합니다.  파타이에 뿌려 먹은 태국 고추가루가 너무 맛있어서 하나만 달라고 부탁했더니 4개를 줍니다.  이 고추가루는 훗날 부르고스에서 빛을 발합니다.


*로그로뇨 태국식당 Logroño Thai: 스페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태국식당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찾아보면 더 있을 테지만, 저희가 이동했던 동선에서는 유일했던 것 같습니다.  순례길을 걷는 한국분들이 많아지고 있고 또 한국분들이 한국의 라면을 많이 찾으셔서 그런지(라면에 대한 수요가 높아서 그런지), 의외로 한국 라면맛은 순례길을 걷는 중에 제법 자주 맛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태국 음식의 맛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는 중국,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요리들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로그로뇨 중심가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만,  태국 음식의 맛, 특히 매콤한 똠양 수프와 커리를 맛보고 싶으신 분들, 시간적/체력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꼭 한번 와서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식당위치: https://maps.app.goo.gl/agAPXq7vpsD7eeaL6)


 
 
 
로그로뇨에서 연박을 위해서는 미리 호텔을 예약해야 했으나 너무 늦게 호텔 예약을 시도하여 저희가 묵고 있는 Parque 호텔에서는 추가 부킹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로그로뇨 시내 쪽으로 숙소를 옮겨야 했습니다.  아직 아내의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이 되지 않아 하루 더 호텔에 머물기로 하고 알아보니, 토요일 주말이라 그런지 방이 별로 없습니다.  방값은 어제보다 더 비싸진 것 같습니다.  패밀리들이 묵고 있는 위네데르풀 알베르게에서 그나마 가까운 곳들 중에서 한 곳으로 호텔을 예약하고 옮깁니다.  호텔 이름은 Hotel FG Logroño 였고, 위치는 로그로뇨 시내로 들어올 때 건넜던  피에드라 다리(Puente de Piedra) 바로 앞입니다.  걸어왔던 길 2km를 거꾸로 돌아가야 하는 위치였지만, 다른 선택권이 없습니다.


*Hotel FG Logroño: 4성급 호텔로 알고 있으며, 환경은 깨끗하고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호텔에 사우나와 자쿠지가 있어서 투숙객은 누구나 무료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사용하는 사람도 없어서 저희는 사우나를 한참 할 수 있었고, 저희들의 컨디션 회복에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사우나는 남녀 공용이라 수영복이 있으면 좋습니다.  숙박비는 한화로 약 20만 원(KRW) 정도 했습니다.  평일에는 이보다 가격이 많이 낮아지는 호텔인데 주말이라서 높은 거라고 합니다.

 
호텔 화장실 변기 옆에는 처음보는 형태의 비데가 있었습니다.  스페인식인지 유럽식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용해 보니 괜찮았습니다.  따뜻한 물을 틀어서 씻을 수가 있습니다.
(호텔위치: https://maps.app.goo.gl/D9tUBqcupD5J9BLo8)


 
 
 
새로 옮긴 호텔로 체크인을 하고 호텔 자판기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뽑아 마십니다.  커피를 마시며 살살 걸어나가 근처 슈퍼로 가서 장을 봅니다.  오늘 저녁 '최후의 만찬'을 위한 준비는 감사하게도 '도나'양과 아이들이 해준다고 하여 저희는 후식으로 다 같이 먹을 패스츄리 빵과 귤을 사고, 내일 길을 걸으며 먹을 사과와 요거트를 샀습니다.  가지고 온 치약도 다 떨어져서 작은 치약도 하나 샀습니다.
 
호텔로 돌아와 짐정리를 해놓고 패밀리들이 묵고 있는 위네데르풀 알베르게(Winederful Hostel)로 갑니다.  저희가 묵고 있는 FG 호텔에서 도보로 약 5분이 채 걸리지가 않는 거리에 있습니다.  도착하니 이미 '선생님'과 아이들이 저녁상을 거의 다 차려놓으셨습니다.  푸짐한 테이블에 둘러 앉았습니다.  토마토 스파게티와 정어리 절임, 올리브 절임 그리고 생양파와 익힌 완두콩이 라 리오하 산 포도주와 기가 막힌 궁합을 이루는 것 같습니다.  아내가 골라온 패스츄리 빵도 입안에서 녹아 없어질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순례길에서 먹은 무화과가 맛이 있었는지 '따수미'양과 '미카엘라'양이 무화과도 사 왔습니다.
 
 
 
저녁식사와 다과를 가지며 담소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어느새 9시가 넘어갑니다.  테이블 정리와 설거지를 마친 후 다 같이 숙소 근처에 있는 마켓 광장(Market Square, Plaze del Mercado)으로 바람을 쐬러 나갔습니다.  와인을 한잔 마셔서 그런지 밤공기는 쌀쌀하지 않고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광장에는 기타를 치며 버스킹을 하는 여인 뮤지션과 그 앞에서 환호하는 로그로뇨의 젊은이들로 기분 좋은 소란함이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버스킹 음악에 맞춰 서로 마주 보며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 공원 주변에 기대거나 걸터앉아 토요일 저녁을 즐기는 사람들, 삼삼오오 모여서 혹은 혼자서 광장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사람들, 광장 주변의 주택가의 3층과 4층 테라스에서 광장의 분위기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전체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조화를 이루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우리들의 '최후의 만찬'과 '선생님과 함께하는 하는 마지막 날 밤'이 지나갑니다.  '선생님'은 내일 로그로뇨에서 출발하여 빌바오와 산세바스티안 자유여행을 하고 사흘 뒤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그 길을 우리의 천사 '도나'양이 선생님과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내일부터는 '선생님'과 '도나'양이 없이 걸어갑니다.  순례길에는 만남과 이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쁨과 슬픔도 있는 것 같습니다.  순례길이 우리들의 인생길과 닮은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내일 숙소 예약은 우리들의 골드 막내 '미카엘라'양이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내일 아침 기온은 영상 6도라고 합니다.  많이 쌀쌀해져서 걱정이 됩니다.  날씨가 이렇게나 빨리 추워질 것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내일의 목적지인 나헤라(Nájera)는 로그로뇨에서 거의 30km에 육박하는 긴 거리입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짐정리를 하고 잠자리에 듭니다.
 
 
 
다음편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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