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 여행/산티아고 순례길 후기

[산티아고 순례길 후기 32-3] 묵시아의 파라도르 Parador Costa da Morte (Muxía) 숙박기

완자야 2024. 6. 2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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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시아의 파라도르 Parador Costa da Morte (Muxía) 숙박기


피스테라에서 묵시아로 넘어간 저희는 묵시아에 있는 파라도르 Parador Costa da Morte(Muxía)에서 1박을 하였습니다.
 
사실 저희가 파라도르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저희들의 까미노 엔젠이자 패밀리의 든든한 언니 '도나'양 덕분입니다. 파라도르라는 것이 있는 줄도 모르고 시작했던 순례길이었으나 그 길 위에서 '도나'양을 만났고, 도나양의 소개와 추천으로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에 있는 1,200년된 파라도르에서 1박을 하는 진기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산토 도밍고에서의 황홀했던 파라도르 숙박 경험으로 저희는 묵시아에 가면 한번 더 파라도르에서 1박을 하기로 했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후기12]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 천년의 시간을 품은 ‘파라도르(Parador)’에

블로그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2023년 10월 ~ 11월에 부부가 같이 다녀온 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길)의 기록입니다. 그 당시 틈틈이 적어두었던 기록과 기억을 토대로 순례여행 중에

elinprince.richandhappy.co.kr

 
 
 

파라도르란?

위의 산토 도밍고 후기글에서도 설명되어 있는 내용인데요, 파라도르(Parador)는 스페인 또는 스페인어권의 고급 호텔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파라도르는 주로 수도원이나 요새, 성, 병원 같은 역사적으로 오래되거나 중요한 건물들을 개조하여 지어진 곳들이고, 오래된 역사성을 지닌 건물이 아니라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나 위치에 현대적으로 지어진 파라도르도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현재 스페인 전역에는 98개의 파라도르가 있다고 하며, 1928년 알폰소 13세가 스페인의 관광산업을 증진시키기 위해 설립한 국영기업 파라도레스 데 투리스모 데 에스파냐(Paradores de Turismo de España)에서 이들 호텔 전체를 운영 및 관리하고 있으며, 호텔 운영을 통해 얻어진 수익으로 자국의 오래되고 역사적인 가치를 가진 건물들을 유지/관리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들 호텔의 예약은 기본적으로 호텔 예약 대행 사이트에서 가능하지만, 파라도레스 데 투리스모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해보고 진행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왜냐하면 파라도르 홈페이지에 가면 시즌이나 지역별로 여러 가지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어서, 일반 호텔 예약 대행사이트보다 더 유리한 조건에 예약이 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파라도레스 홈페이지 주소: https://paradores.es/en 
 
참고로 파라도르는 식당이 잘 되어 있다고 합니다. 스페인의 전통적인 조리 방식과 각 지역별 특색을 살린 고급 요리가 제공된다고 하네요. 
 
 
산토 도밍고에서 묵었던 파라도르가 1,200년이 된 오래된 역사적 건축물이었다면, 묵시아에 있는 파라도르는 현대적으로 지어진 고급 호텔이었습니다.
 
 
 

묵시아의 파라도르, '파라도르 코스타 다 모르테' 이름의 의미에 대하여

묵시아에 있는 파라도르의 이름은 '파라도르 코스타 다 모르테(Parador Costa da Morte)' 입니다.

묵시아의 파라도르 Parador Costa da Morte (Muxía) 숙박기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자치 지역의 라 코루냐 지방에 있는 해안 도시이자 자치단체인 묵시아는 라 코루냐 지방에 있는 Costa da Morte, 번역하면 '죽음의 언덕' 일부에 속한다고 합니다. 바위 해안으로 이루어진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난파선들이 많이 발생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네요.
 
지난 2002년 11월 13일, 묵시아의 해안에서 유조선 프레스티지(Prestige)호가 침몰하는 사태로 인해 약 70,000 갤런에 달하는 기름이 대서양 바다로 유출되는 심각한 사고가 있기도 했습니다.
 
그 후 2003년 9월, 그 때의 참혹했던 사고와 갈리시아 사람들을 돕기 위해 온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상처'라는 뜻의 A Ferida(영어로 The wound) 라고하는 높이 11미터 중량 약 400톤 규모의 대형 화강암 조각상이 제작되어 설치되었습니다. 아 페리다(A Ferida)는 오늘날에는 묵시아를 다녀가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 A Ferida 위치: https://maps.app.goo.gl/cx7TUsEZKuzh3Kis9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파라도르 코스타 다 모르테'에 대한 개요

루리도 해변(Lourido Beach)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지어진 묵시아의 파라도르는 '세상 끝의 웅장한 발코니(A magnificant balcony at the world's end)'를 제공한다는 컨셉에 맞게 전 객실이 바다 조망 객실입니다. 그리고 파라도르에서 루리도 해변까지는 걸어서 약 5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묵시아의 파라도르는 스페인 전역의 파라도르 중에서는 가장 최근에 지어진 파라도르 중의 하나로 직접 가보니 건물과 객실이 마치 새 건물처럼 아주 깨끗한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파라도르에는 갈리시아 지방의 역사, 문화, 생활, 풍경 등과 연관된 조각품과 사진 등을 전시하는 예술품 컬렉션이 입구와 통로 여기 저기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침몰하는 프레스티지호를 찍은 사진 작품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참고로 이 작품은 스페인 라 코루냐 지방이 배출한 사진작가 쉬르소 로바토(Xurxo Lobato)의 '프레스티지의 침몰' 이라는 작품으로 2003년 오르테가 이 가세트 상(Ortga y Gasset Journalism Award)을 받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저에게 가장 독특하고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은 바로 건물의 설계와 구조였습니다. 언덕 꼭대기에 지어진 파라도르는 일반적인 호텔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객실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이미지출처: https://paradores.es/en/parador-costa-da-morte)

 
 
총 5층 규모 건물로 이루어진 파라도르는 리셉션이 있는 지상층이 0층 또는 G(ground)층이고, 거기에서부터 지하로 내려가면서 객실이 위치해 있습니다. 즉, 객실 1층은 사실은 지하 1층에 있고, 객실 2층은 지하 2층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즉, 저희가 묵은 객실 208호로 가기 위해서는 파라도르의 건물 메인 출입구 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2층을 내려가야 했습니다. 사실은 일반적인 구조의 건물인데 건물 입구를 맨 꼭대기 층에 만들어 놓은 것이죠.

 
 
그리고 파라도르가 지어진 지형의 특성에 맞추어 설계된 엘리베이터는 수직방향이 아니라, 비스듬한 대각선 방향으로 오르고 내리게 되어 있어, 굉장히 독특한 경험을 안겨주었습니다.

 
 
 

'파라도르 코스타 다 모르테'의 객실 소개

저희는 Standard Double 객실에 묵었습니다.
굉장히 깔끔하고 현대적이면서도, 바닥과 천장의 Wood 데코레이션으로 자연친화적이고 아늑한 분위기의 방이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별도의 화장실과 샤워실이 따로 있고, 큼직한 에그셸 바스(Egg shell bathtub)가 객실 내부에 있었습니다. 연인들이 오기에 좋은 방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넓은 침대와 포근한 침구가 너무 좋았습니다. 지금까지 묵어본 매트리스 중에서 가장 큰 사이즈의 매트리스였고 침구도 포근하고 깨끗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해변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1박만 하기에는 너무나 아쉽고 아까운 파라도르였습니다.
 
  
 

'파라도르 코스타 다 모르테'의 저녁식사와 아침식사

저녁식사

식당 내부는 가장 최근에 지어진 파라도르인 듯 현대적인 느낌의 깨끗한 인테리어였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놀랬습니다. 식당 테이블의 약 3분의 2가 손님들로 가득찼었던 것 같네요. 

 
 
하프보드로 예약한 저녁식사에는 인당 스타터 1, 메인요리 1, 디저트 1개씩 포함이 되어 있고 음료는 별도 주문의 조건이었습니다.
 
먼저 메뉴판을 보고 요리를 고르는 동안 와인을 한병 주문하였습니다. 산토 도밍고의 파라도르에서 너무나 맛있게 마셨던 Glorioso 와인이 있는지 물어보니, 말끔하게 차려입은 웨이터는 Gloriso는 없지만, 리오하 지방의 템프라니요(Tempranillo) 품종의 다른 와인을 추천해 주겠다고 합니다. 오이노스(Oinoz) 크리안사 2018 입니다.

 
 
Glorioso에 비해 달콤한 맛이 약하고(dry), 중간 정도의 바디감에 약간의 떫은 맛(tannic)이 나는 와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보다 달콤한 와인을 좋아하지만, 약간 Dry한 이 오이노스(Oinoz)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스타터로는 가리비(Scallop) 요리문어 요리(Pulpo)를 주문하였는데, 스타터가 나오기 전에 먼저 올리브오일 그리고 작은 수프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곧 스타터 요리가 나왔습니다.
가리비에 올라가 있는 감귤 소스의 상큼한 맛올리브 오일 그리고 간간히 간이 된 갈릭 양념이 절묘하게 어우러졌습니다.

 
 
뽈뽀는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에서 맛 본것과 비슷하게 익힌 문어다리를 직화로 한번 더 구워서 나온 것 같습니다. 함께 나온 바삭한 과자향신료를 가미한 것으로 추정되는 노란 으깬 감자와 잘 어울렸습니다. 

 
 
이제 메인 요리가 나옵니다. 메인 요리는 치즈와 크림이 듬뿍 들어간 요리와 소고기 스테이크를 시켰습니다.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이 요리는, 입안 가득 느낄 수 있는 치즈와 크림의 풍미여러가지 속재료들이 환상적인 조합으로 독특한 라자냐 또는 엠빠나다 비슷한 느낌의 요리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요리가 가장 맛있었습니다.

 
 
소고기 스테이크는 익힌 감자와 큼직한 구운(grilled) 파와 함께 나왔는데,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해도 되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스타터와 메인요리를 먹고나면 배가 상당히 부릅니다. 하지만 아직 끝난게 아닙니다. 이제 디저트가 나옵니다.
 
여러가지 베리(berry)들과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의 '슈팅스타'가 생각나는 톡톡 터지는 팝핑 캔디가 잔뜩 들어간 디저트입니다. 그리고 크림처럼 보이는 것은 White Chocolate을 녹인 겁니다. 단맛의 극치를 경험할 수 있는 디저트 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아주 강한 신맛의 사과 절임과 사과 샤베트 입니다. 상큼한 맛과 향에 아내는 좋아했지만, 저에겐 너무 시어서 먹기가 힘든 디저트였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니 거의 밤 10시가 다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녁식사는 저녁 8시 30분부터 시작하기 때문이죠.
 
파라도르에서 저녁식사를 하신다면 참고하세요. 저녁식사 시작시간은 저녁 8시 30분입니다. 산토 도밍고에서의 파라도르 저녁식사도 마찬가지로 8시 30분에 시작하였습니다.
 
 

아침식사

아침식사가 이루어지는 공간은 저녁식사를 했던 곳과는 다른 곳입니다.
루리도 해변(Lourido Beach)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탁 트인 테라스가 있는 식당에서 먹게 됩니다.

 
 
하지만 사실, 여기는 전망만 좋을 뿐, 아침식사의 종류는 그렇게 대단한 것들이 있진 않았습니다.
 
동남아의 휴양지 조식당에서는 메인 식사 이후에 간식 정도로 먹을 케익, 요거트, 과일들만 잔뜩 있었거든요.
 
당연히 여러 가지 초리조 그리고 각종 신선한 치즈들도 있었습니다만 모두 Cold food이다 보니 저에게는 조금 낯선 조식이었습니다.
 
그 동안 동남아시아 휴양지에 길들여져서 그런지, 볶음밥이나 볶음면, 따뜻한 수프, 여러 가지 따뜻하고 푸짐한 요리들이 없으니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생각해보니, 순례길을 걸으면서 먹었던 조식들은 '순례길이었기 때문에 먹은 특별한 조식'이 아니라, 이 곳 사람들의 '일상적인 조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의 조식 문화가 그러한지, 유럽의 조식 문화가 그러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기 사람들 아침을 상당히 '건강하게' 먹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충분히 배부르고 만족스러운 조식이었습니다.
 
특히 키가 크고 덩치가 좋은 유럽인들 틈 속에서 유럽식 조식을 먹으며 탁 트인 전망을 바라보고 있으니, 내가 정말로 유럽에 와 있구나, 스페인에 와 있구나 하는 기분이 가득 들었던 아침이었습니다.
 
특히 맑고 좋은 날씨에 너무나 감사한 아침이었습니다.

 
 

 

'파라도르 코스타 다 모르테'의 예약방법과 하프보드 1박 요금

일반적인 예약 대행 사이트에서도 가능하지만, 경험상 파라도르 홈페이지에서 회원으로 가입을 하고 거기서 직접 예약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파라도르 홈페이지에서는 시즌이나 지역별 특가상품의 프로모션도 올라오기 때문에 타이밍만 잘 맞으면 일반 예약 대행 사이트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예매가 가능합니다.
 
 
*파라도르 코스타 다 모르테 홈페이지:
parador 홈페이지에서 parador costa da morte를 검색하시거나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 파라도르 홈페이지: https://paradores.es/
 - 묵시아 파라도르 페이지: https://paradores.es/en/parador-costa-da-morte
 
 
저희도 당시에 파라도르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을 했고, 그 당시 Booking.com 보다 아주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예약은 당일 저녁식사와 다음날 아침식사가 포함된 하브 보드(Half board 또는 Habitación)으로 215.7유로에 예약을 하였습니다. 저녁식사를 빼면 더 저렴한 가격에 예약이 가능했지만, 파라도르는 식사로도 유명하기 때문에 저녁식사를 포함한 하프보드로 예약을 하였습니다. (사실은 파라도르가 외지에 있어서 나가서 먹기가 힘들었어요.)

 

 
 

맺음말

기회가 된다면 묵시아에 있는 파라도르에서 1박의 경험을 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가능하다면 2박 또는 3박을 추천합니다.
 
특히 시내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조용히 순례길을 마무리하시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이 글을 작성중인 6월말 현재, 파라도르 홈페이지에서 묵시아의 파라도르를 알아보니 7~8월에 빈방이 없는 듯 합니다. 성수기라서 그런가봐요? 만약 가실 계획이 있는 분들은 미리 미리 예약하시기 바랍니다.
 
 

※본 포스팅에는 파라도르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이미지들이 일부 사용되었습니다.(https://paradores.es/en/parador-costa-da-mo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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